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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4-07-07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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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신동석
 조회 : 10,8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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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만 잘하면 되던 자동차의 시대가 끝날 날이 머지 않았다. 한때 잘 나가는 자동차에 어깨가 으쓱할 때도 있었지만 이제 시대가 바뀌고 있는 것이다.
자동차에 각종 전자 부품, 특히 반도체 칩들이 내장되면서 안전하고 편리한 각종 기능들이 강조되고 있다. 달리는 본능을 넘어 편안함과 안전까지 챙겨야 하는 것이 오늘의 자동차다.
좋은 차가 비싼 이유 중 하나도 가장 편하고 안전하게 운전할 수 있는 전자제어 장치들이 많이 달린 탓도 있다.
자동차에는 2만가지가 넘는 부품이 쓰인다고 알려진다. 메르세데스 벤츠나 BMW 같은 고급차 중에는 5천가지가 넘는 반도체 부품이 쓰이는 것들도 있다. 자동차는 '달리는 반도체'가 다 돼 버렸다.
◆ 내 차에도 이런 일이...
작년 9월 일본 도요타는 신차 발표회에 기자들을 잔뜩 불러모았다.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베일이 벗겨졌다. 이 회사 사장은 직접 하이브리드카(환경친화형 자동차) '뉴 프리지오'로 다가갔다. 그리고는 말없이 운전석에 올랐다. 차 안의 조그만 버튼을 누른 그는 전방주시를 무시했다. 그는 운전대 대신 머리 위로 양손을 올려버렸지만 차는 저절로 장애물을 피해 주차공간으로 들어갔다.
지난 5월 기아차는 가까이만 가도 시동이 걸리는 승용차를 선보였다. 2천700cc 이상인 이 고급차는 차를 타고 내릴 때 키를 조작할 필요가 없다. 주머니 속 키를 그대로 둔 채 차에 다가가면 자동으로 문이 열리고 시동이 걸린다. 벤츠나 렉서스 등 최고급 수입차에서 이용할 수 있었지만, 국산 차에도 이런 기능이 도입된 것이다.
최근엔 타이어 구석에 좁쌀만한 칩을 넣는 차들도 굴러 다닌다. 칩은 조그마한 압력 이상만 느껴도 바로 무선 주파수(RF) 칩을 통해 마이크로콘트롤러(MCP)로 신호를 보낸다. 타이어 이상을 알려 혹시 생길 지 모르는 사고를 미리 예방하는 것이다.
미국은 오는 2006년 이후 판매되는 신차에 모두 이런 시스템(TPMS)을 갖추도록 했다. 유럽도 단계적으로 이런 추세다. 이 분야에 발빠르게 뛰어든 독일 인피니언의 한국지사 채종욱 사장은 "자동차는 첨단 전자부품들의 경연장"라며 "전세계적으로 보면 자동차 시장이 성장세를 타는 가운데 전장(전자부품 모듈) 시장은 급증세"라고 소개했다.
좀 늦은 감이 있지만 국내에서도 TPMS 분야의 연구개발이 시작됐다. 산자부의 비메모리반도체 연구지원 사업의 하나인 '시스템IC 2010 '프로젝트의 하나로 TPMS 가 집중 연구된다.
산자부 차세대 반도체 성장동력사업단장인 조중휘 인천대 교수는 "작년 가을부터 오는 2007년 상용화를 목표로 현대모비스가 주축이 돼 연구개발에 들어갔다"면서 "국내 자동차회사들이 연간 600만대의 차량을 국내외에서 생산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중 250만대에만 장착되더라도 엄청난 양의 반도체 칩이 필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 PC 시장보다 더 커진다
자동차에는 어떤 반도체들이 들어갈까. 크게 '파워' 부분을 보면 각종 IC를 하나의 칩에 구현한 ASIC과 드라이브IC, 통신칩(CAN, LIN) 트랜스미터 등이 들어간다.
센서 종류로는 타이어 압력센서(TPMS용), 압력센서(에어백용), 가속도센서(사이드 에어백, 바퀴), 스피드센서, Hall IC(기어속도 체크용) 등이 쓰인다.
각종 칩의 두뇌 역할을 하는 마이크로콘트롤러는 파워트래인(엔진용), 안전용(ABS, 에어백), 바디/섀시(차체 및 편의시설) 등이 있다. 각종 칩들은 마이크로콘트롤러를 중심으로 모듈화(ECU)돼 차 한대에 많게는 50개가 넘게 쓰인다.
일본 노무라종합연구소는 지난 2002년, 자동차용 반도체 시장 규모가 126억달러에서 2006년 300억달러로 커진다고 예상했다. 2010년이 되면 640억달러를 돌파한다는 전망을 했다.
시장 조사기관들이 PC용 반도체 시장은 2010년께 까지 500억달러가 채 안될 것이라는 전망을 하는 것과 비교하면 자동차용 시장의 급성장은 돋보인다.
자동차 생산 비용에서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전자부품 값이 차지하는 비중도 크게 늘어날 모양이다. 시장 조사기관 가트너 데이터퀘스트는 향후 10년 내 자동차 전체 생산비용 중 전자부품의 비중이 현재 12%에서 30%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
그렇다고 자동차에 쓰이는 반도체가 아주 비싸거나 고급 제품인 것은 아니다. 현재 많이 쓰이는 마이크로콘트롤러는 8비트가 주류인데, 최근들어 16비트 제품에 이어 32비트 제품까지 등장했다.
값으로 따져봐도 각 부분의 반도체 제조가격은 MCP가 5~8달러 안팎, SIC이 5달러 내외, IC류는 1달러 전후, 센서들은 2달러 안팎인 것들이 많다고 한다. 이런 것들이 총 수천개씩 쓰이면서 반도체 비중이 늘어나는 것. 특히 자동차용 반도체는 한번계약을 맺으면 10년 가까이 장기 계약을 맺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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